Life In NEW YORK (2011~)

Showing up is half the battle. Pretending all is good(i.e. smiling) is the other half. Life is hard.

고양이가 새를 잡다 고양이

지난 토요일에 Tommy가 dove(비둘기 pigeon이랑 비슷하나 크기가 작고 색깔도 브라운에 가깝다)를 아파트 베란다에서 잡아가지고 난리가 났었다. 화창한 가을 날씨여서 신선한 공기도 들일 겸해서 베란다 창문을 활짝 열어놨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새들이 유난히 많이 날아다녀서 냥이들이 아예 베란다 문앞에 죽치고 있었다. 15층이라 종종 새들이 베란다 난간에 앉기도 한다. 

이렇게 마냥 귀엽고 평화로웠던 냥이들이..... (아래는 graphic한 글과 사진이니 주의)

불과 1시간 후, 약탈자로 변신. 정확히는, Tommy가 새를 잡았다. 나는 방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갑자기 뭔가 쿵하는 예사롭지 않은 소리가 들려 방문에서 고개만 내밀었는데 T가 새를 등쪽에서 물고 있는거다. 새 날개가 반쯤 펴져서 꽤 커 보였고, 하얀 배 부분이 앞쪽으로 노출되어 있었다. 잊고 싶은 장면. 보자마자 방문을 닫고 맥스한테 전화를 했다. 하필이면 맥스가 이날 아침에 연례 가족휴가를 떠나서 집에 나 혼자였다. 아파트 인터폰이 방 밖에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맥스한테 도움을 요청할 수 밖에 없었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어서 맥스 여동생한테 문자로 맥스보고 전화하라고 해서 겨우 연결됐다. 맥스가 아파트 빌딩에 전화해서 도어맨을 올려보냈다. 여기 깃털이 난발하는 사진들은 다 그 도어맨이 자꾸 유리창에 부딪히는 새를 잡아서 베란다에 놔두고 문을 닫아서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된 후 찍은 것들이다.  





Tommy의 턱에 깃털이 붙어있다....


새는 날려고 시도를 하는데 난간 높이까지 도달하지를 못해서 그냥 저렇게 앉아있었다. 아마 긴 꼬리 깃털을 잃어버려서인 듯. 다친 정도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피를 거의 안흘렸고 약간씩 움직이는 것으로 봐선 아주 심각한 상태는 아닌 것 같았다.


냥이들은 여전히 모든 관심이 새에게 쏠려 있다. 본능이란 참 무섭다.
 

 불안에 떨고 있는 새가 불쌍하고 나도 괴로워서 블라인드를 내렸는데도 냥이들은 계속 alert. Quadrophenia가 블라인드 뒤편으로 들어가서 사진에서는 발만 보인다;;; 인터넷 검색해보니 야생조류구호센터같은 곳들이 있는데 다들 픽업은 안한단다. 나는 새를 못만지니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한밤중에 새모이는 없으니 물이라도 줘야겠다 싶어 작은 플라스틱 통에 물을 담아 내놓는 과정에서 새가 놀라서 난간을 넘어 날아가버렸다. 그 사이에 기력을 좀 회복한건지. 아침에 다시 확인하니 새는 정말 사라졌다. 꼬리 깃털이 다시 자랄 수 있다니 잘 살아남길.




 

2019 가을학기 2주차 - disaster averted 공부

지난주 화요일에 개강, 생물2 오후 수업 들어갔다가 교수가 하는 말이 하나도 안들려서 패닉.대강당이라 음향이 워낙 안좋은데다가 교수의 마이크, 목소리, 내가 앉은 위치 등등 복합적인 문제였다. 480명 학생들 있는데 왠만하면 질문 절대 안하는데, 용기내서 손 들고 마이크 볼륨 키워달라고 했을 정도. 별로 도움이 안됐지만. 집에 와서 거의 울면서 남편한테 얘기했더니 나를 도와준답시고 학교에 전화하겠다고 했다가 아무도 전화를 안받아서;;;; 결국 내 생각대로 지난 학기 생물1 교수 Dr. 셰퍼드(이분은 생물2 오전 수업을 가르치는데 교실이 10배 좋고, 학생수가 반이고, 인기가 많아서 빈 자리가 없다)한테 이메일로 도움 요청한게 수요일밤. 목요일 아침에 셰퍼드를 만나 상황 설명하고 셰퍼드의 수업으로 꼭 바꾸고 싶다고 했다. 남편은 나보고 울어야한다고, 나도 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첫 수업 듣고 정말 절망적이어서) 말하는 것에 신경쓰다보니 눈물은 안났다;;; 셰퍼드는 친절하게도 대강당에서 어디가 음향이 좋은지, 오후반 교수의 시험 스타일 등 유용한 팁을 주면서 자기도 관계자들하고 상의해보겠다고 했다. 흑인 여자인 셰퍼드는 흑인에 대한 내 편견을 완전 뒤집어 놓은 교수다. 똑똑하고, 학생들한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할지 안다. 항상 기초부터 차근차근히, 강조할 부분은 강조해가면서, 과학자가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개념을 접근, 이해해야하는지를 머릿속에 쏙 들어오게 설명한다. 반면에, 오후 수업 교수(들-생물1은 백인 여교수, 2는 이 백인 여교수와 흑인 남교수가 나눠서 가르친다, 이 백인 여교수 때문에 생물1을 학기 중에 수강취소했던 안좋은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 생물 2 흑인남교수는 어이가 없게 더 별로다...그런데 이분이 생물학과장이다;;;;;결국 인종보다는 개인차가) 금요일에 셰퍼드 수업 청강하고 나서 다시 만났다. 나보고 월요일 저녁 6시(추가 비용없이 수업 변경 가능한 마지막날)까지 빈자리가 날 수 있으니 계속 등록 현황 확인하고 그래도 자리가 없으면 이메일을 달란다. 그래서 목, 금, 토, 일, 월 5일 내내 잠자는 시간 빼고 거의 1시간 간격으로 등록 현황 확인했다. 사실 잠도 잘 못잤다. 역시나 빈자리가 안나왔다. 결국 셰퍼드한테 이메일 보내니 화요일 아침에 최종 상의를 하잔다. 불확실한 상태로 며칠을 보내고 나니 정신적으로 많이 지친 상태로 만나서 "What are my options? Should I just give up?" 물어봤더니, 셰퍼드가 academic coordinator Dr. 라히지랑 상의한 끝에 나를 비공식적으로 자기 반에서 수업을 듣게 하고 시험도 보게 하기로 했단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라히지가 이 생물2 오전, 오후 두 반의 모든 학생 성적을 coordinate하고 있기 때문이고, 더 중요한 이유는, 셰퍼드와 라히지가 부부다. 사실 이건 예전에 내가 인터넷 검색 (스토킹)하여 알아낸 사실. 더 웃긴 사실은, 작년 11월에 학교 웹상에서 생물1 등록이 안되서 라히지한테 이메일로 도움 요청했는데 거의 2주동안 답장이 없어서 너무 화나고 억울하여 학교에 불만신고했었다. 학교에서 라히지한테 무슨 얘기나 징계를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세상 참 좁다. 셰퍼드한테 너무 고맙고 감동해서 hug해줬다. 마치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란게 참 간사해서 그 기분이 24시간도 채 지속되지 않는다. 아무리 셰퍼드 수업이 좋긴해도 이번 학기에 또 A+받으라는 보장은 없는 법이고 clinical psychology 수업도 과제가 많다. 이제 겨우 학기 2주째. 다시 시작이다.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