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새를 잡다 고양이

지난 토요일에 Tommy가 dove(비둘기 pigeon이랑 비슷하나 크기가 작고 색깔도 브라운에 가깝다)를 아파트 베란다에서 잡아가지고 난리가 났었다. 화창한 가을 날씨여서 신선한 공기도 들일 겸해서 베란다 창문을 활짝 열어놨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새들이 유난히 많이 날아다녀서 냥이들이 아예 베란다 문앞에 죽치고 있었다. 15층이라 종종 새들이 베란다 난간에 앉기도 한다. 

이렇게 마냥 귀엽고 평화로웠던 냥이들이..... (아래는 graphic한 글과 사진이니 주의)

불과 1시간 후, 약탈자로 변신. 정확히는, Tommy가 새를 잡았다. 나는 방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갑자기 뭔가 쿵하는 예사롭지 않은 소리가 들려 방문에서 고개만 내밀었는데 T가 새를 등쪽에서 물고 있는거다. 새 날개가 반쯤 펴져서 꽤 커 보였고, 하얀 배 부분이 앞쪽으로 노출되어 있었다. 잊고 싶은 장면. 보자마자 방문을 닫고 맥스한테 전화를 했다. 하필이면 맥스가 이날 아침에 연례 가족휴가를 떠나서 집에 나 혼자였다. 아파트 인터폰이 방 밖에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맥스한테 도움을 요청할 수 밖에 없었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어서 맥스 여동생한테 문자로 맥스보고 전화하라고 해서 겨우 연결됐다. 맥스가 아파트 빌딩에 전화해서 도어맨을 올려보냈다. 여기 깃털이 난발하는 사진들은 다 그 도어맨이 자꾸 유리창에 부딪히는 새를 잡아서 베란다에 놔두고 문을 닫아서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된 후 찍은 것들이다.  





Tommy의 턱에 깃털이 붙어있다....


새는 날려고 시도를 하는데 난간 높이까지 도달하지를 못해서 그냥 저렇게 앉아있었다. 아마 긴 꼬리 깃털을 잃어버려서인 듯. 다친 정도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피를 거의 안흘렸고 약간씩 움직이는 것으로 봐선 아주 심각한 상태는 아닌 것 같았다.


냥이들은 여전히 모든 관심이 새에게 쏠려 있다. 본능이란 참 무섭다.
 

 불안에 떨고 있는 새가 불쌍하고 나도 괴로워서 블라인드를 내렸는데도 냥이들은 계속 alert. Quadrophenia가 블라인드 뒤편으로 들어가서 사진에서는 발만 보인다;;; 인터넷 검색해보니 야생조류구호센터같은 곳들이 있는데 다들 픽업은 안한단다. 나는 새를 못만지니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한밤중에 새모이는 없으니 물이라도 줘야겠다 싶어 작은 플라스틱 통에 물을 담아 내놓는 과정에서 새가 놀라서 난간을 넘어 날아가버렸다. 그 사이에 기력을 좀 회복한건지. 아침에 다시 확인하니 새는 정말 사라졌다. 꼬리 깃털이 다시 자랄 수 있다니 잘 살아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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